2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층 사파이어볼룸 안. ‘캐나다 유학·연수 박람회’가 이틀째 열리고 있는 260평 크기의 박람회장에는 학부모와 학생이 발디딜 틈 없이 빼곡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상담 창구마다 학부모들이 길게 늘어서 입학 가능한 학교와 현지 환경, 홈스테이 여부 등을 묻느라 북새통을 이뤘다.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의 조기유학을 생각하고 있다는 김모(43·회사원)씨는 “국내 사교육비가 너무 비싸다 보니 캐나다 유학 비용과 별 차이가 없다”며 “영어가 필수인 시대에 1∼2년간 유학을 갔다 오면 영어에 자신감이 생기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영어 바람에 편승해 후끈 달아오른 외국 유학열기가 좀처럼 식을 줄 모르고 있다.
24∼25일 열린 캐나다 유학·연수 박람회는 이 같은 영어 열풍을 그대로 보여줬다. 이날 하루 동안 박람회장에는 4000여명이 다녀갔다.
유학·연수기관 관계자들은 캐나다가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치안이 좋고 교육비가 국내와 비슷해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 최고 인기지역으로 입지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고 전했다.
대학생 한모(22·여)씨는 “캐나다는 6개월간 비자가 면제되기 때문에 방학을 이용해 연수할 수 있다”면서 “이번 여름방학 때 연수를 가려고 나왔다”고 말했다.
캐나다 학교 담당자들은 통역으로 진지하게 상담에 응했다. 최근 한국 유학생이 가장 즐겨 찾는 노스 밴쿠버 교육청 관계자는 “노스 밴쿠버는 학교당 외국인 학생수를 최대 20명으로 제한, 학생이 단기간에 영어를 습득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고 자랑했다.
크리스털 한 주한캐나다교육원장은 “캐나다는 95%가 공립학교일 정도로 평준화된 공교육이 발달돼 있고 미국에 비해 학비가 저렴하고 미국과도 가까워 북미 영어를 배울 수 있다”면서 “캐나다 유학생 수는 한 해 10% 이상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박람회장을 찾은 한 학부모는 “솔직히 외국까지 아이를 내보내고 싶은 부모가 어디 있겠느냐”면서 “유학이나 연수를 가지 않으면 아이가 영어 전쟁에서 뒤처지는데 딱히 방법이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