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한인교향악단 김명숙이사장
“캐나다 한인 문화예술계 순회인터뷰”
김명숙 캐나다 한인 교향악단이사장
KOREAN CANADIAN SYMPHONY ORCHESTRA
(취재:Kenny Yang)
베토벤 바이러스 열풍이 이곳 캐나다동포사회에까지 휩쓸고 있는것 같다. 가히 인터넷시대, 온라인 글로벌지구촌시대임을 다시 실감한다.
오케스트라, 클래식음악 등 일부애호가나 여유있는 계층들만 즐기던 소재를 드라마에 처음 도입하여 모국에서 대박을 터트린TV 드라마 베.바.가 달포전에 끝났지만 이곳 동포TV에서는 원래 모국보다 늦게 방영되니 소식을 듣고 이제사 보고 있는 시청자들도 많은것 같다. 몇가지 옥의 티에도 불구하고 동시간대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베.바.는 드라마에서 보기힘든 오케스트라소재를 안방으로 끌여들였다는 점만해도 과소평가할 수 없ek을것 같다. 일반 서민들에게까지 유래없이 오케스트라와 클래식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이 분위기에 편승(?) 하려는 건 아니지만 이번 캐나다한인교향악단 취재는 시기적으로 오비이락을 피할 수 없게도 됐다.
새해를 맞이하여 새로운 편집으로 선보이는 첫호에서 몇개월전부터 이미 기획했던 캐나다한인 문화예술계 순회인터뷰 첫번째로 창단 21년차인 유서깊은 캐나다 한인 교향악단을 소개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본업인 회계사 비즈니스보다도 교향악단일에 더 열성인 김명숙이사장을 인터뷰하고 나서 “캐나다에 와서 살면서 음악회나 오페라에 가본적이 언제였든가?”라는 질문에 한참 생각해야만 답이 나올 정도로 문화생활이 빈약한 본 기자도 어떻게 보면 이민생활이 드라이하다고 컴플레인하는 주위의 한인친구들에게 앞으로는 1년에 두번 열리는 한인교향악단 연주회를 꼭 놓치지 말것을 권유하고 싶다.
음악에 열정적인 김이사장을 취재하면서 또 하나의 바이러스에 전염된듯하다.
캐나다한인교향악단(KCSO)은 1987년에 청소년 교향악단으로 출범하여 지난 21년에 걸쳐 꾸준히 성장한 결과 현재는 음악을 전공한 성인들로 구성된 교향악단과 학생들로 구성된 청소년 교향악단으로 나누어져 있다. 해마다 8월에는 현악기와 관악기를 연주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무료로 음악캠프를 제공하는 이외에도 동포사회의 다양한 행사에 출연하여 청소년들과 한인동포들의 정서향상에 꾸준히 노력을 하고 있다.
또한 캐나다 한인교향악단은 다인종 모자이크를 자랑하는 토론토의 유일한 소수민족 교향악단 (Ethnic Community Orchestra)으로 한국인들의 뛰어난 음악성과 수준높은 문화생활을 주류사회에 널리 알려 동포사회의 위상을 높이는데에 앞장서 왔으며 그동안의 공로를 인정받아 작년에 캐나다 동포사회의 ‘한인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러한 모범단체를 유지발전 시켜 온 배경에는10년이상을 재무이사로 그리고 현재까지8년동안 어렵고 궂은일을 맡아서 살림을 꾸려 온 김명숙 이사장(56세)이 중심에 서 있다. 한결같이 물심양면으로 또 직간접적으로 헌신하고 있는 김이사장을 만나 이렇게 오랜기간 한 단체를 이끌며 희생해 온 내력을 알기위해 실례를 무릅쓰고 독자들의 알권리를 위해서라는 명분을 내세워 여러가지 개인적인 배경까지 답변을 강요(?)해 가며 취재해 본다.
김이사장은 고향인 전북 정읍에서 검소하고 자녀교육열이 높았던 부모님의4남2녀중 차녀(위로부터4번째)로 태어났다. 공무원이셨다가 후에 사업을 하신 기억속의 부친은 자식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신 분이셨다고 한다. 하기는 큰오빠 유종수박사와 둘째오빠 유종근 전 전북지사가 나란히 뉴욕 주립대 경제학 박사이고, 언니 유순자씨는 맹인컴퓨터교육 전문가, 남동생 유종성박사는 서울대 졸업후 경실련사무총장으로 사회활동을 하다 뒤늦게 늦깎이로 하바드박사를 따냈고 현재 캘리포니아대(UCSD) 대학원 교수로 재직중이며 막내남동생 유종일 하바드 경제학박사는 KDI 국제대학원 교수이자 MBC 라디오 “손에 잡히는 경제” 진행자이다. 본인도 진명여중고를 거쳐 명문 이화여대 경영학과를 마쳤다.
이 정도면 부모님의 자식에 대한 교육열을 알만 하지 않은가? 대단한 엘리트 집안이라 아니 할 수 없다.
특별히 김이사장의 악기와의 인연은 중1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악반에 가입하여 그동안 배우고 있던 피아노 대신 바이올린으로 바꾸어 다시 시작하였다. 그러나 고교에 들어가 대학진학준비등으로
점차 소홀해지고 흥미를 잃게되어 중단했었다고….
대학졸업후 모교인 이대 회계과에서 2년여 근무하다가 김연수(현재 토론토에서 금융전문가로 활동중)씨와 결혼후 토론토에 살던 큰오빠의 권유로1976년 캐나다로 이민온 김이사장은 알고마 대학에서 회계학을 공부한 후 직장근무하다가 1980년 토론토로 옮겨와 1981년 회계사 개업을 하였다.
장남에게 바이올린, 차남에게 첼로를 배우게 하면서 자연스럽게 교향 악단 창단멤버들인 김승순 지휘자와 몇몇 학부모들을 알게되었다.
그 분들과 자연스럽게 서로 이심전심 의기투합 하여 현재 지휘자인 리챠드 리 부친인 이이병씨를 초대이사장으로 하여 1987년 정식으로 캐나다한인교향악단을 발족시켰다.
현 김명숙이사장은 당시 재무로서 10년이상 악단살림을 맡아 봉사하던 중 2000년에 이사장으로 취임 하여 본인의 회계사 사무실에서 교향악단일을 함께 보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캐나다한인교향악단의 그동안 활동상황을 보면…...
- 해마다 봄, 가을에 열리는 두번의 정기연주회를 통하여 우수한 한인출신의 음악가를 초청하여 수준 높은 음악을 연주함으로써 동포들의 정서 향상에 이바지하는 한편 주류사회에 한인의 우수한 음악성을 널리 알려왔으며
- 토론토시에서 주최한 Ethnic Festival에 초청되어 연주함으로써 한인들의 위상을 높이는데 큰 공헌을 했고
- Waterloo 대학에서 열렸던 Asian Festival에 초청되어 캐나다 한인교향악단의 연주회가 행사를 종료하는 finale로 선정되었으며 이에 대해 학장의 감사와 칭찬의 편지를 받기도 했다.
- 한국의 대통령(노태우, 김영삼) 방문시 리셉션에서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하여 리셉션의 품격을 높이고 토론토 동포사회의 품격을 동시에 높여주었고
- 청소년 교향악단을 통하여 악기를 공부하는 학생들로 하여금 음악에 흥미를 느끼고 함께 연주하여 아름다운 음악을 만드는 과정을 통하여 협력의 정신을 배우게 하고 있다.
- 해마다 8월 마지막 주에 무료로 여름 음악 캠프를 개최하여 악기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협연을 통하여 즐거움과 보람을 느끼게 하고 청소년 교향악단의 활동을 소개해 주고 있으며
- 인종의 모자이크라고 불리는 토론토의 복합문화 사회에서 유일한 Ethnic Community Orchestra로써 한인들의 우수한 음악성에 대한 자부심을 심고 있다.
- 한-카 수교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하여 주캐나다 한국대사관의 후원으로 양국의 주요인사들을 초청하여 기념음악회를 성황리에 가졌고
- 매해 12월이면 양로원에 방문하여 위문공연을 함으로써 단원들에게는 경로정신을 쌓아주는 한편 외로운 노인들을 위로해 주고 있다.
- 한인회관 이전, 우리민족 서로돕기, 캣슬뷰양로원, 한인 입양아 장학금, 밀알선교단, 캐나다학 재단, 등 모금음악회를 통하여 토론토에서 열렸던 여러 모금행사에 적극 참여했고
- 청주시 청소년 교향악단과 2년에 걸친 협연으로 음악을 통한 교류를 하였으며 특히 비한인 단원들이 한국을 방문하여 한국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마련해 주었고 또 청주 청소년 교향악단 단원들의 토론토 방문시에는 토론토 시청, 양로원 방문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캐나다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 Young Artist Series 의 일환으로 재능있는 젊은 음악도들에게 교향악단과 협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음악활동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주었고
- 총영사관이 주최하는 개천절 행사에 매해 참여하여 연주함으로써 초청된 각국의 귀빈들에게 한국인들의 수준높은 문화활동을 보여주었다.
- 동포사회의 각종 행사에 참여하여 연주함으로써 행사의 품격을 올리는 한편 단원들에게 동포사회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의식과 폭넓은 이해심을 심어주었고
- 캐나다정부에 자선단체로 등록되어 기부금에 대한 세금공제용
영수증을 발행해주고 그동안의 활동상황을 인정받아 수년째 Toronto Arts Council에서 Grant를 받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ontario 주정부로부터 특별보조금을 받아서 오랫동안 염원해오던 팀파니 등의 음악기구와 컴퓨터와 사무실 집기를 구입하고 교향악단의 web-site를 개설했다.
- 아울러4살 이상의 어린아이들을 대상으로 기초반을 신설하여 음악교육으로 인한 두뇌발달과 정서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그동안 가장 어려웠던 일로는 오웬사운드지역에서 교사로 재직하며 지휘자로서 매 주말마다 10년이상 동거동락해 오던 김승순 지휘자가 임원들과의 갈등으로 1997년 악단을 떠났을때라고 한다.
간신히 당시 유스주니어 오케스트라 경험이 있었고 퀘벡 심포니 오케스트라 부지휘자이던 리챠드 리를 영입하여 명맥을 이을 수 있었다고…..
본 기자도 스포츠 단체를 맡아 한인대회를 치뤄본 경험이 있어 대부분의 한인단체가 공통적으로 안고있는 재정은 어떻게 해결하고 있을까? 단원구성이 한인과 비한인캐내디언들의 비중이 반반이고 주로 30-40대 음악가들 50여명으로 구성된 교향악단의 연습과 공연시의 인건비, 대관료등 비용이 많이 들것같아 조심스럽게 물어 보앗다. 역시 회계사답게 명쾌하게 즉시 대답해 준다.
주로 주류사회지원(Toronto Art Council, ontario Trillium Foundation), 모국정부후원(재외동포재단, 총영사관) , 광고협찬및 후원이사들의 기부금으로 꾸려가고 있다고….
그동안 보람있었던 일로는 조수미, 홍혜경, 김동규등 저명한 성악가 와 연주자들 초청공연추억을 꼽는다. 김이사장 개인적으로는 2007년 11월 창립 20주년 갈라콘서트때 1987년 창단에 참여했던 어린 학생들이 이젠 세계적인 활동을 하는 성인음악가와 지휘자가 되어 다시 찾아온 일이 감명깊었다고 한다.
또한 2001년 한국의 이주은명창을 초청하여 국악과 양악의 협연을 멋지게 성사시킨 일도 기억에 남는다고 김 이사장은 힘주어 말한다. 한국에서 오자마자 시간이 없어 한두번 같이 연습해 보고 부랴부랴 공연에 들어갔는데 환상적인 판소리와 오케스트라가 그렇게 잘 어울리는 앙상블일줄 미처 몰랐었다고 공연당시를 떠 올리는 김 이사장의 얼굴표정과 목소리에 그때의 감격이 진하게 배어났다.
그래서이번3월에 예정된 통일음악회를 마치면 가을에는 모국의 국악팀을 다시 초청할 예정이며 협연을 기획하고 있다고 한다.음악을 사랑하는그녀는 또한 한인커뮤니티도 그만큼 사랑하고 있음이 틀림없다.
소수민족들 중에서 자랑스럽게도 유일하게 오케스트라를 운영중인 김이사장은 한인사회에 자부심을 심어주고 있는 우리 커뮤니티의 자랑이며 임원진,지휘자, 단원모두에게도 새해에 더 힘을 내라고 격려하고 싶다.
Kenny Yang
본 기사는 월간 "코리안저널캐나다"에도 동시에 기고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