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nny Yang
2007. 11. 17. 13:45
가을 이면 집집마다 벼를 베었다.
동네집들 가은데 한집이 벼를 베기 시작하면 그 때부터 동네논의 벼가 다 베어 질 때까지
하루도 쉬지 않고 벼를 베었다.
시장에서 낫을 하나 새로 장만해서 준비를 해 둔다.
나의 아버지들은 더 오래 베었을 테지만...
나도 보름(15일)동안 꼬박 벼를 베어본 경험이 있다.
동네 앞 고래실 논은 발이 푹푹빠져 항상 고생을 한다.
새벽같이 일어나 엊저녁 벼베는 주인 아저씨가 가르쳐준 논으로 나간다.
가을이 되면 미리미리 논에 물꼬를 활짝 터서 물을 다 빼낸 논이지만...
그래도 논은 논이다.
아침엔 쌀쌀한 날씨에 장화와 목장갑을 낀다.
한사람당 7줄씩 잡아 베어 나간다.
한번 낫을 뻗었다 당기면 다섯포기씩 베어지는데 이렇게 7줄을 베면
왼손에 35포기를 베게 된다.
35포기씩 3번을 하면 보기좋게 한단이 되고
허리가 끊어 지도록 베어 나간다.
고래실논은 제일 흙탕물이 튀어 나뻤다.
논바닥에 벼를 놓고 단을 묵는데...간혹 소나무 가지를 끌고 다니며 하기도한다.
그래도 논 흙은 튀어 얼굴에 묻고..옷에 묻고...
�단 세우는 사람은 온 몸이 시커멓게 흙이 튄다.
요즘은 콤바인으로 벼를 베어 수월 하다...
깊어 가는 가을 잠시 벼베는 추억을 떠 올려 봅니다.
글:엄성철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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